1. 생치즈 (Fresh Cheese) 치즈 제조 시 별도의 숙성 과정을 거치지 않고 만들어서 바로 먹을 수 있는 치즈에요. 약간의 산미와 함께 우유의 신선함을 그대로 느낄 수 있고, 부드러운 맛과 향으로 부담없이 가볍게 즐길 수 있어요. 치즈 틀(몰드)에 넣어 원형 또는 블록 모양으로 가볍게 형태를 잡거나 뚜렷한 형태없이 용기에 담아서 유통되는 것이 대부분이고요. 치즈 자체의 수분함량이 대단히 높기 때문에 변질이 쉽고 유통기한도 짧아서 가급적 빨리 섭취하는 것이 좋아요. (모짜렐라, 리코타, 마스카르포네, 페타, 부라타, 보콘치니, 프로마쥬 블랑, 스트링치즈) 2. 흰색외피연성치즈 (Soft-Bloomy Rind Cheese) 페니실리움 칸디듐(Penicillium Candidum) 이라는 흰 곰팡이 균을 이용하여 흰색의 솜털과 같은 외피를 치즈 전체에 형성합니다. 숙성기간은 2~3주 정도 소요되며 치즈에 따라 4~5주 이상의 시간을 보내기도 해요. 완성된 외피에서는 특징적으로 버섯이나 이끼, 효모, 젖은 흙냄새를 맡을 수 있어요. 치즈를 잘라보면 내부는 흰색 또는 아이보리색의 부드러운 질감으로 상온에 두면 연한 크림 상태로 변하면서 진한 우유맛과 버터 맛이 납니다. 제조 과정에서 커드를 자르지 않거나 절단을 최소화함으로, 포함하고 있는 수분함량이 신선치즈 다음으로 많아요. (까망베르, 브리, 생앙드레, 샤우르스, 카프리스 데 디유, 쌩뜨모르) 3. 세척외피연성치즈 (Soft-Washed Rind Cheese) 흰색외피 연성치즈와 제조 과정이 비슷하지만 확연하게 다른 점은 숙성 과정 중 소금물이나 안나토 색소, 그리고 맥주, 와인과 같은 술을 이용하여 치즈 표면을 지속적으로 닦아주는 거에요. 이 과정을 통해 불필요한 균의 증식을 막을 수 있고 어떤 재료로 외피를 관리하느냐에 따라 치즈에 개성있는 특징이 남게 되죠. 노란색, 오렌지색이나 황금빛을 띄고 있으며 표면은 약간의 점성과 함께 미끌거림이 있습니다. 치즈 냄새만 맡았을 때에는 암모니아 향이나 상한 음식 냄새, 외양간 냄새로 표현되는 향이 나지만 그 속을 들여다보면 아이보리색의 부드러운 질감과 구수한 듯 밀키한 맛은 반전있는 외강내유형 치즈라고 할 수 있겠어요. 천주교에서 부활절 전까지의 40일 동안 기도하며 육류 섭취를 절제하던 사순절(Lent)에 이러한 치즈들이 고기를 대신하여 식탁에 오르기도 했다는군요. (에뿌아쓰, 마루왈, 랑그르, 르 브랭, 리바로, 라 바게트, 라 갈레트, 묑스떼르) 4. 반경성치즈 (Uncooked Pressed Cheese) 치즈 제조 시 렌넷이나 산을 이용하여 젖의 응유 과정을 거치고 커드를 일정한 크기로 자르게 되는데, 그 때 자른 커드의 크기가 치즈의 수분함량과 관계가 깊어요. 커드의 크기를 작게 많이 자를수록 잘린 단면을 통해 액체인 유청(훼이, whey)이 빠져나가므로 커드 자체가 가지고 있는 수분함량은 줄어들게 되거든요. 수분함량이 적을수록 단단한 치즈가 되고 그만큼 보존 기간도 길어지는 것입니다. 이러한 원리로 반경성 치즈의 커드 크기는 연성치즈 보다는 작게, 경성치즈에 비해서는 조금 크게 자르게 됩니다. 그리고 몰드에 넣어 성형 과정을 마친 후 일정한 무게의 압력을 가하면서 추가적으로 유청을 제거하여 치즈 내 수분함량을 줄이기도 해요. 숙성 기간과 과정은 치즈마다 차이는 있지만 보통 짧게는 2-3개월, 길게는 1년 이상의 숙성 기간을 거치며 주기적으로 치즈를 뒤집어주거나 외피를 닦아주는 관리과정이 포함됩니다. 원유에 따라 차이가 있기는 하지만 치즈의 안과 겉은 시간이 지남에 따라 흰색-상아색-노란색-황금빛으로 점차 진해지고 질감은 견고해짐과 동시에 탄성을 가지게 되는 치즈들이에요.(고다, 체다, 라클렛, 르쁘아쥬, 만체고, 미몰레뜨, 테트 드 무안) 5. 경성치즈 (Cooked Pressed Cheese) 반경성 치즈를 제조하는 과정과 유사하지만 다른 점은 커드를 아주 작은 크기로 잘라 유청이 많이 빠지도록 하고 추가로 가온(열을 가하여 데움)하여 그나마 남아있는 수분까지도 배출시키기 때문에 수분함량을 최소화 할 수 있어요. 그리고 성형하는 과정에 물리적인 압력을 가하여 여분의 수분을 제거하고 긴 숙성기간 중 자연적으로 수분함량이 점차 줄어들어 단단한 치즈가 만들어집니다. 포함하고 있는 수분함량이 적어서 장기간 보관이 가능하므로 숙성기간은 보통 짧게는 1년부터 길게는 4년. 그 이상도 가능하고요. 그러한 이유로 추운 겨울이 긴 산악지대에서 옛날부터 많이 만들어 온 치즈에요. 경성치즈 대부분 부피가 크기 때문에 많은 양의 밀크가 필요하고 여러 목장의 밀크를 집유하여 조합 형태로 치즈를 만드는 곳들이 많다고 해요. 또한 산으로 응고한 치즈는 커드의 응집력이 다소 떨어지므로 대부분 응유효소인 렌넷을 이용하여 치즈를 만드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숙성 기간이 길어짐에 따라 치즈의 색은 점점 짙어져서 황금색과 짙은 볏짚색으로 바뀌고 외피의 두께 또한 두꺼워져요. 숙성기간에 비례하여 점차 수분이 줄어들어 짠 맛이 강해지고, 더욱 더 단단해져서 잘 부스러지는 질감을 갖게 됩니다. 잘 숙성된 치즈일수록 싱그러운 과일과 향긋한 꽃 향기, 살짝 맴도는 단맛과 고소한 견과류의 맛이 지배적이에요. 만드는 과정에서 신선치즈에 비해 더 많은 양의 젖을 필요로하고, 숙성기간 중 치즈 관리 비용까지 고려하면 가격 면에서 당연히 비싸집니다.(에멘탈, 그뤼에르, 꽁떼, 파르미자노 레지아노, 그라나 파다노, 페코리노 로마노) 6. 블루/푸른곰팡이 치즈 (Blue / Blue Veined Cheese) 치즈 내부에 마치 대리석 무늬처럼 청색 또는 회색의 푸르스름한 곰팡이가 불규칙하게 형성되어 있는 치즈로 제조 과정에 페니실리움 로크포르티(Penicillium Roqueforti)라는 푸른곰팡이 균이 사용됩니다. 성형이 끝난 치즈에 얇고 긴 바늘을 이용하여 수직으로 구멍을 여러군데 내게 되는데 그 길을 따라 곰팡이들이 공기 중의 산소와 만나면 치즈 내부에 푸른 곰팡이가 골고루 자라게 되죠. 수분감이 많고 짠 맛과 감칠맛의 농도가 짙으며 날카롭고 예리하게 톡 쏘는 맛과 향이 특징적이에요. 치즈 플레이트 구성에서 결코 빠질 수 없는 개성 강한 치즈이며, 각종 소스 요리에 첨가하면 음식의 맛이 깊고 풍부해집니다. 흰곰팡이와 푸른곰팡이를 결합한 형태의 치즈(브레스 블루, 브리 오 블루)도 빼놓을 수 없는 매력진 치즈 중 하나에요. (고르곤졸라, 스틸턴, 로크포르, 블루 도베르뉴, 까브랄레스) 7. 염소젖치즈 (Goat's Milk Cheese) 보통의 치즈들이 제조 방법으로 분류를 한다면, 염소젖 치즈는 원 재료가 다르다는 이유로 분류를 하는 특별한 치즈랍니다. 일반적인 소젖 치즈에 비해 염소젖 치즈만의 독특한 특징 때문인데요 하나씩 살펴보겠습니다. 염소젖 치즈의 가장 대표적인 특징은 색깔과 향에서 찾아볼 수 있어요. 순백색의 젖과 치즈가 바로 그것이에요. 그리고 연한 허브향과 비슷한 특유의 향이 매력적인 치즈랍니다. 물론 염소젖 특유의 향을 마치 양고기의 노린내 라고 표현하시는 분들도 계시지만, 어디까지나 개인의 취향에 따른 반응일 것이라 생각됩니다. 상큼한 레몬과 향긋한 허브의 향, 순백색의 자그마한 염소젖 치즈는 소젖에 비해 소화도 잘 되는 편이에요. (샤브루, 쌩뜨모르, 페타(양젖포함), 부쉐뜨 드 쉐브르) 8. 가공치즈 (Processed Cheese)자연치즈는 젖, 미생물, 효소, 그리고 최소한의 기타 첨가물만으로 만드는 살아있는 치즈를 말해요. 이러한 자연치즈를 주원료로 하여 증량제, 보존제, 향미제, 유화제와 같은 식품 첨가물을 추가하고 고온의 환경에서 재가공한 치즈를 가공치즈라고 합니다. 높은 가공 온도에 미생물의 활동은 중단되므로 한편에서는 '죽은 치즈'로 표현하기도 하죠. 하지만 식품 첨가물의 종류와 양을 선택적으로 사용하여 다양한 맛과 향, 색을 표현할 수 있었고 부담없이 즐길 수 있는 맛과 자연치즈에 비해 저렴한 가격, 유통기간이 길어 이용이 편리하다는 장점으로 그 소비량은 날로 증가하고 있는 추세입니다. 가공치즈는 스위스 전통 음식인 치즈 퐁듀에서 비롯되었어요. 따뜻하게 데운 와인에 먹다 남은 치즈들을 녹여서 딱딱해진 빵을 적셔 먹던 것에서 착안된 가공치즈는 남아도는 치즈를 처리하기 위해 이 원리를 이용해서 만들게된 것이고요. 가공치즈 제조는 1910년 최초로 스위스에서 개발되었으나 오히려 자국민들에게는 외면을 받게 되었고 이후 독일을 거쳐 미국으로 건너가서 산업적으로 눈부신 발전을 하게 됩니다. 자연치즈와 비교해서 좋고 나쁨을 이야기하기보다는 개인의 사용 목적에 따라 소비자가 선택할 수 있는 치즈 중 하나로 가공치즈가 존재한다는 것에 의미를 두고 싶어요.